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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치면 후회각'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열려
국가 최고의 사당인 종묘가 장엄한 음악과 아름다운 춤사위로 빛나는 밤을 맞이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이달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종묘 정전에서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조선 왕실의 전통 제례 음악과 춤을 현대인들이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조선 왕실의 정신이 담긴 국가 제례 문화가 어둠 속에서 더욱 신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1395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조선 왕조가 존속하는 동안 왕실의 중요한 의례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종묘의 핵심 공간인 정전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장소로, 한국 단일 목조 건축물 중 가장 긴 형태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거행되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실의 유교적 가치관과 국가적 의례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 춤을 포함하는 궁중예술이다.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음악을 바탕으로 세종 대왕이 체계를 정립하고, 성종 대에 이르러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종묘제례악은 크게 두 가지 음악으로 구성된다. 보태평은 왕의 인자한 덕을 찬양하며 조선 왕조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는 음악이고, 정대업은 왕의 무공과 업적을 기리며 강한 왕권과 국가의 번영을 축원하는 음악이다. 이 음악에 맞춰 일무라는 전통 궁중 춤이 함께 펼쳐진다. 춤은 사용 도구에 따라 문무와 무무로 나뉜다. 문무는 깃털 장식이 달린 축과 집을 들고 추며, 무무는 전쟁과 무예를 상징하는 검을 들고 힘찬 동작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종묘제례악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야간 공연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둠이 내린 종묘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울림과 절제된 춤사위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종묘 정전 앞에서 펼쳐지며, 조선 왕실의 장엄한 의례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공연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30주년을 맞이했으며, 2020년부터 진행된 정전 보수 공사가 올해 마무리되었다. 이에 따라 더욱 정비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전통 문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은 총 9일간 진행되며, 회당 550명의 관객이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오는 7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전화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전통 음악 공연이 아니다. 조선 왕실의 정신과 철학이 담긴 역사적 예술을 직접 경험하는 자리다. 조선 시대 왕실의 제례 문화가 현대의 조명과 음향 기술을 만나 더욱 웅장하고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전통 악기의 깊은 선율과 절도 있는 궁중 춤은 관람객들에게 마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국가유산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종묘제례악의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라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문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을 통해 조선 왕실의 깊은 예술적 유산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하고, 종묘제례악의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부산 미술, BAMA 없이는 논하지 마라!
부산의 대표적인 미술품 거래 시장인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제14회를 맞아 4월 3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BAMA 사무국은 올해 행사에 7개국 15개의 해외 갤러리를 포함, 총 132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4천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올해 BAMA의 주제는 'WITH, 지속 가능한'이다. 이는 예술과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단순한 미술품 거래 시장을 넘어, 예술계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실천을 담아내겠다는 BAMA의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이번 BAMA에서는 전통적인 회화, 조각 작품뿐만 아니라 디지털 아트, AI 기반의 생성형 예술,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디지털 아트 섹션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AI 기반 생성형 예술 작품들은 인공지능이 창작한 독창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고 소통하며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BAMA는 신진 작가 육성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2030 포커스 온 특별전'을 통해 잠재력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부산·경남권 미술대학을 졸업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회도 진행하여 지역 미술계의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은 BAMA가 단순한 미술품 거래 시장을 넘어,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함을 보여준다.행사 기간 동안에는 이지현 널위한문화예술 공동대표, 변지애 교수,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아트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은 미술 시장의 트렌드, 예술과 사회의 관계, 미술 감상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며, 관람객들은 아트 토크를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제14회 BAMA는 단순한 미술품 거래 시장을 넘어,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전시 디자인, 친환경적인 홍보물 제작 등 행사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예술가와 관람객, 갤러리, 미술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을 제공하여 예술계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BAMA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BAMA는 'WITH, 지속 가능한'이라는 주제를 통해 예술계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실천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며 "다양한 볼거리와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예술 경험을 선사하고, 한국 미술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제14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경험과 영감을 제공하고,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4월 3일부터 벡스코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 13년 만에 돌아온 '위키드', 배우들의 충격적 비하인드 공개
13년 만에 한국을 찾는 뮤지컬 '위키드'가 오는 7월 개막을 앞두고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으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위키드: 괴상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원작으로 한다.이번 내한공연은 7월 12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막을 올린다.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투어는 호주와 현재 공연 중인 싱가포르에서 대대적인 호평을 받았으며, 약 3년간의 투어를 통해 완성된 배우들의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금발의 선한 마녀 글린다 역은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 코트니 몬스마가 맡는다. 그는 디즈니 '프로즌'의 안나 역으로 주목받은 후 '위키드' 투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초록 피부의 영리하고 정의로운 마녀 엘파바 역은 셰리든 아담스가 연기한다. 브로드웨이 초연 엘파바 역의 이디나 멘젤을 보고 꿈을 키워온 그는 오디션에서 '디파잉 그래비티'를 불러 크리에이터들의 찬사를 받아 주역으로 발탁되었으며, 400회 이상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인기 왕자 피에로 역은 라이징 스타 리암 헤드가 맡는다. '그리스', '금발이 너무해' 등의 작품과 영화 '엘비스'에서 댄서로도 활약한 다재다능한 배우다. 거짓 마법사 역은 5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 사이먼 버크가, 마담 모리블 학장 역은 다수의 연기상을 수상한 제니퍼 불레틱이 맡는다. 딜라몬드 박사 역은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폴 핸런이 연기한다.신예 배우들도 합류했다. 첼시 딘이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즈 역으로 데뷔하고, 커티스 파파디니스가 보크 역을, 파워풀한 가창력의 조이 코핀저가 엘파바 얼터네이트를 맡는다. 또한 스윙과 앙상블로 24명의 배우가 참여하며,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인 배우 이수현이 앙상블로 합류했다는 것이다.'위키드'는 2024년 브로드웨이 최초로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 달러를 돌파하고, 2025년 1월에는 웨스트엔드 주간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 세계 16개국에서 7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2년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흥행 보증수표다.12.4m 높이의 거대한 타임 드래곤,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 벌의 화려한 의상 등 정교한 무대 매커니즘이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를 구현한다. '디파잉 그래비티', '파퓰러', '포 굿' 등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스티븐 슈왈츠의 감미로운 음악과 고전을 뒤집은 유쾌한 스토리, 깊이 있는 철학적 메시지까지 담아낸 작품성으로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그래미상 등 세계적 시상식에서 100여 개의 트로피를 수상했다.서울 공연 이후에는 11월 부산 드림씨어터, 2026년 1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도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전국 관객들이 세계적인 뮤지컬의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13년 만의 내한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위키드'에 뮤지컬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마법사들의 귀환! 올해 놓치면 평생 후회할 '해리포터' 비밀 콘서트 개최
마법의 세계와 클래식 음악의 환상적인 만남이 다시 한번 서울을 찾아온다. 세종문화회관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해리 포터' 시리즈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의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시리즈를 올해 선보인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인 콘서트'는 다음 달 16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이 공연은 영화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전편을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동시에 영화 속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어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 I 인 콘서트'가 같은 장소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 시리즈'는 2019년부터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기획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는 두 편의 시리즈를 선보이며 해리 포터 팬들의 기대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이 공연은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가 더해져 영화의 감동과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것이 특징이다.이번 공연에서도 앞선 다섯 편의 시리즈를 함께했던 마에스트로 시흥 영이 지휘봉을 잡는다. 국내 정상급 연주 단체로 인정받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여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여섯 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의 음악은 작곡가 니콜라스 후퍼가 맡았으며, 일곱 번째 시리즈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 I'의 음악은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 경력이 있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작곡했다. 두 작곡가의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부대 행사도 준비했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여 공연 관련 굿즈 판매와 함께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공연장을 넘어 일상 속에서도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과거 '해리 포터 인 콘서트' 시리즈의 예매 관객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 젊은 세대가 무려 92%를 차지했다"며 이 공연의 주요 관객층을 설명했다. 이는 유년기부터 해리 포터 시리즈와 함께 성장한 세대들이 이제는 문화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그는 또한 "이 공연 시리즈의 가장 큰 의의는 클래식 음악에 친숙하지 않은 젊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 연주의 매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이 다른 클래식 공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는 공연을 넘어 일상 속에 스며든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세종문화회관의 '해리 포터 필름 콘서트' 시리즈는 영화와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배우 하정우의 붓끝에서 탄생한 감정과 욕망
배우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하정우가 이번에는 화가로서 관객들과 만난다. 오는 4월 3일부터 대구 신세계갤러리(신세계백화점 대구점 8층)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하정우가 대구에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으로, 47점의 최신작을 통해 그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다.하정우는 배우로서의 커리어와 별개로, 화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국내 주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왔다. 2011년 이후 14년 만에 대구를 찾는 그는 학고재, 표갤러리, 가나아트 부산 등에서 전시를 열 때마다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형태 속에서도 강렬한 색채와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인간 본연의 감성과 원초적인 생명력을 탐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번 전시의 제목은 영화 대부의 명대사에서 따온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이다. 이는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우로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다양한 정체성을 경험해온 하정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를 매개로 또 다른 방식의 자기 탐구를 시도한다. 그의 작품은 배우로서의 경험과 화가로서의 시각이 결합된 독특한 예술적 정체성을 보여준다.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카펫’과 ‘탈’ 연작이다. ‘카펫’ 연작은 페르시아 카펫의 패턴과 구조를 재해석한 작품들로, 작가는 수많은 자료 조사를 통해 카펫의 균일한 선과 화려한 색채를 자신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들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를 유도하며 예술적 몰입감을 선사한다.또 다른 주요 연작인 ‘탈’ 시리즈는 한국 전통 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탈은 전통적으로 외부의 시선에서 자신을 감추거나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이는 배우가 여러 페르소나를 연기하는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하정우는 이러한 탈의 상징성을 활용해 인간의 감정과 욕망, 그리고 정체성의 다층적인 면모를 탐구한다. 그는 가면 뒤에 감추고 싶은 내면의 감정과 드러내고 싶은 욕망의 공존을 회화로 풀어내며, 배우와 화가로서의 자신을 연결 짓는다.갤러리 관계자는 “하정우의 작품은 인간 내면의 깊숙한 감정을 끌어내 관람객들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순수한 본질과 작가 하정우의 내면을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이번 전시는 4월 28일까지 진행되며, 관람객들은 배우 하정우가 아닌 화가 하정우로서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53-661-1506~8.
-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의 대작 대공개
조선 회화의 거장 겸재 정선(1676~1759)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4월 2일부터 6월 29일까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협력하여 개최되며, 2025년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과 2026년 정선 탄생 3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로, 국내 최초로 최대 규모의 겸재 정선 전시가 될 것이다.전시에는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문화재단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18곳의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총 165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 작품들 중에는 국보 2점, 보물 7점, 부산시 유형문화재 1점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선의 대표작인 '인왕제색도'를 포함한 8점의 작품이 최초로 한 자리에 모여 주목을 끈다. 또한, 이 전시는 2027년까지 해외로 순회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한국에서의 기회가 더욱 특별하다.겸재 정선은 18세기 조선 회화의 전성기를 이끈 화가로, '진경산수화'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선 후기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사실적인 경관을 그린 작품들을 통해 당시 조선 사회의 자연과 문화적 변화를 반영했다. 정선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당시의 문인화적 요소와 전통적인 미학을 결합하여 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정선의 예술 세계를 두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다룬다. 첫 번째 부문인 ‘진경에 거닐다’에서는 정선의 대표적인 진경산수화 작품들을 중심으로, 금강산, 한양 일대, 개성, 포항 등 다양한 지역의 명승지를 그린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부문에서는 정선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사실적으로 담아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다.두 번째 부문인 ‘문인화가의 이상’에서는 진경산수화 외에도 정선의 문인화, 화조화 등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부문에서는 정선이 보여준 문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그의 예술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살펴볼 수 있다.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정선의 작품을 통해 조선 후기 미술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조지윤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이번 전시가 "정선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전시와 연계하여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특히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큐레이터 토크는 정선의 작품 세계와 이 전시의 기획 의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사학자 이태호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될 이 토크는 4월 9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열리며, 미술을 좋아하는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한편, 이번 전시는 호암미술관에서 시작한 후, 2026년에는 대구간송미술관으로 이어져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관람객 편의를 위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셔틀버스는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회 운행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겸재 정선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 회화의 거장인 정선의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리고, 그의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 AI, 셰익스피어를 노래하다
셰익스피어의 불멸의 명작 '햄릿'이 인공지능(AI) 기술과 만나 파격적인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제작사 이모셔널씨어터는 오는 5월 16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 더 콘서트'를 공연한다고 31일 밝혔다.'보이스 오브 햄릿'은 뮤지컬 제작 과정에 AI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실험적인 작품이다. 극작과 작곡이라는 핵심 창작 영역에 AI를 활용하여, 기존 뮤지컬 제작 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이모셔널씨어터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은 공연 대본과 음악의 초안을 생성하고, 이후 제작진이 이를 수정, 보완, 각색하는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이번 작품은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창작의 파트너로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햄릿의 복잡한 내면과 비극적인 스토리를 담은 대본과 음악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인간 창작진의 예술적 감각과 경험이 더해져, 더욱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탄생했다.예술감독은 뮤지컬 '데스노트'로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오필영 디자이너가 맡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을 담당하며, 뮤지컬 '스모크'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한근 연출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보이스 오브 햄릿'은 기존 햄릿의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강렬한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한 1인극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깊은 고뇌와 성찰에 빠진 햄릿이 자신의 내면을 관객에게 직접 들려주는 방식으로, 햄릿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무대 위에는 햄릿의 내면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표현할 4명의 배우가 오른다. '레베카', '베르사유의 장미'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옥주현, '지킬 앤 하이드'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신성록, '레미제라블'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친 민우혁, '헤드윅'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한 김려원이 햄릿 역을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의 햄릿을 선보일 예정이다.이모셔널씨어터는 "원작의 고전적인 정서를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햄릿을 재해석했다"며, "AI 기술과 인간의 창의성이 결합된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보이스 오브 햄릿: 더 콘서트'는 AI 기술이 공연 예술 분야에 가져올 변화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고전과 첨단 기술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 공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통영국제음악제, 임윤찬 개막 공연.."봄 물들인다"
통영국제음악제가 28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개막 공연으로 2025년 음악제를 시작하며, 10일간의 향연이 펼쳐진다. 올해의 음악제 주제는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세계적 음악가들이 통영국제음악당에 모여 공연을 선보인다. 이 음악제는 4월 6일까지 이어지며,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개막 공연은 상주 연주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파비앵 가벨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시작된다. 이날 공연에서는 윤이상의 서곡을 시작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이 연주된다. 임윤찬은 30일에는 리사이틀도 진행한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작곡가 이하느리의 신작과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여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클래식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또 다른 상주 연주자인 스페인 출신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는 29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그는 프랑스 작곡가 앙리 뒤티외의 ‘첼로 협주곡: 아득히 먼 나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그리고 라벨의 ‘거울’ 중 제3곡인 ‘바다 위의 조각배’를 연주한다. 이 공연은 스페인과 프랑스 음악의 미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비록 오케스트라는 2일 헨델의 오라토리오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를 공연한다. 이 무대는 고전 음악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소프라노 임선혜, 카테리나 카스페로, 카운터테너 폴 피기에, 테너 토마스 워커 등 세계적 수준의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그들의 공연은 헨델의 오라토리오를 통해 고음악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예정이다. 또한, 통영 출신 작곡가 윤이상의 타계 3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 무대도 마련된다. 29일에는 윤이상의 ‘협주적 단편’과 ‘밤이여 나뉘어라’가 연주되며, 그의 제자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호소카와 도시오의 ‘드로잉’, 황룽 판의 ‘원인과 결과’, 백병동의 ‘인간이고 싶은 아다지오’ 등이 이 무대에서 연주된다. 이 공연은 대만의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이 맡는다. 윤이상과 그의 제자들이 남긴 음악 세계를 재조명하는 이번 무대는 한국 음악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피에르 불레즈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공연도 준비된다. 5일, 현대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이 불레즈의 주요 작품인 ‘삽입절에’를 공연하며, 불레즈의 음악적 유산을 기린다. 불레즈의 혁신적인 음악은 현대음악의 중요한 이정표로, 그의 작품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은 음악제의 중요한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음악제에는 이자람, 선우예권, 황수미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참여한다. 이자람은 한국 전통 음악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풀어내어 통영을 찾고, 선우예권은 뛰어난 피아니스트로서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또한,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일리야 그린골츠, 조지아의 자먼, 테너 마일스 뮈카넨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특히,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KBS교향악단의 공연도 관객들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준다.음악제는 4월 6일 성시연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날 공연에서는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이 연주되며, 전쟁과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이 작품은 음악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통영국제음악제는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올해도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내면으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심오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강익중 마법 한글, 춤춘다! KF XR갤러리 강타!
세계가 주목하는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찾아온다. KF(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기환)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한글'을 주제로 한 기획전 '공명하는 문자(Moving Letters)'를 오는 31일부터 9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KF XR갤러리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단순한 한글의 역사를 넘어, 현대 예술과 첨단 기술을 통해 재탄생한 한글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특히, 세계적인 '한글 작가' 강익중의 첫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신작이 최초 공개되어, 한글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1984년 뉴욕으로 건너가 '소통과 화합'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강익중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한글의 구조적 아름다움과 창제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분단과 갈등을 넘어 세계인이 한글로 소통하고 교류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을 담았다.강익중 작가는 청주시 출범 10주년 기념 전시, 이집트 피라미드 앞 한글 작품 전시 등 한글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전시에는 강익중 작가 외에도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해 한글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우루과이 작가팀 '라 레콘키스타'는 한국 민화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우루과이의 언어와 자연에 접목시킨 '마법 시간'을 통해 한글의 독창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한다.또 ▲백남준의 문자 소재 판화, ▲정진열의 '도시의 소음들: L.A.', ▲김휘아의 VR 작품 '한글 정원' 등은 한글이 가진 예술적 영감과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이번 전시는 첨단 기술과 만난 한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AI가 한글과 훈민정음을 배우는 과정을 담은 민본 작가의 '새 숨', ▲고궁 단청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본창 작가의 '코리아 판타지'는 디지털 시대 한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아카이브 존'에서는 KF의 한글 관련 서적,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기념 연설 영상,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상 등 한글의 역사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KF XR 갤러리 전시는 무료이며, 주한우루과이대사관, 뉴욕한국문화원, 국립한글박물관, 백남준문화재단이 협력했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이중섭의 연애편지부터 박서보의 묘법까지…수채화의 재발견
펜촉이 종이 위를 스치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그려낸다. 붓은 거침없이 물줄기를 쏟아내며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1941년, 스물다섯 청년 이중섭이 사랑하는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낸 엽서 속에는 설렘과 그리움이 가득하다.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한국 근현대 수채화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수채: 물을 그리다'는 이중섭의 엽서화 18점을 포함, 구본웅, 곽인식, 류인, 박서보, 박수근, 이두식, 이인성, 장욱진 등 34명 화가들의 수채화 100여 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채화'만을 주제로 전시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작품만 23점에 달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정재임 학예사는 그동안 수채화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왔음을 지적한다. "이인성과 같이 유화뿐 아니라 수채화에서도 독보적인 경지를 보여준 작가들의 작품조차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수채화는 1884년 '한성순보'에 '수화(水畵)'라는 명칭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후 1911년 '매일신보'에는 일본 화가 야마모토 바이카이가 연필화, 수채화, 유화 등을 가르친다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이처럼 수채화는 한국 근대 서양화 도입 초기에 화가들이 서양화 기법을 익히고 실제 풍경과 정물을 묘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물과 안료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지만, 물의 농도와 붓의 터치에 따라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는, 결코 쉽지 않은 장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채화는 오랫동안 유화에 비해 '습작' 혹은 '아이들 그림' 정도로 치부되며 예술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이번 전시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수채화가 차지하는 중요한 위상을 재조명한다. 전시된 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32년에 제작된 서동진의 '뒷골목'이다. 대구 수채화단의 선구자인 서동진은 20세기 초 대구를 중심으로 수채화 운동을 이끌었으며, 이인성, 서진달 등 후배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서동진의 가르침을 받은 이인성의 '계산동 성당'(1930년대)은 수채화의 예술적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1902년 영남 지역 최초의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계산동 성당은 현재까지도 대구 서성로에 남아 있으며, 이인성은 섬세한 붓 터치와 투명한 색감으로 성당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담아냈다.장욱진의 '마을'은 작가 특유의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화풍을 보여준다. 집집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따뜻한 공동체의 정서를 느끼게 한다. 박수근의 '세 사람'에서는 작가 특유의 거친 질감과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조각가로 잘 알려진 류인은 수채화에서도 대담한 화면 구성과 거친 붓질을 선보이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유화 '축제' 시리즈로 유명한 이두식은 수채화 '생의 기원'에서 돌과 나뭇잎 등 자연물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 인체를 숨겨놓는 초현실적인 표현 방식을 사용했다.곽인식은 꽃잎처럼 겹쳐지는 반투명한 작은 타원들을 통해 화면 전체를 꽉 채우는 독특한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 박서보는 검은 물감에 흠뻑 적신 닥지를 손으로 밀고 나가며 우연적인 흔적을 남기는 중기 '묘법'을 선보이며, 추상 수채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수채화는 불투명하게 섞이지 않고, 각자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이러한 포용과 어울림의 속성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수채: 물을 그리다' 展은 단순한 미술 작품 전시를 넘어,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숨겨진 보석들을 재발견하고, 수채화라는 매체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성인 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