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뉴스
- 같은 노란색, 다른 운명…고흐는 '사망', 클림트는 '대성공'
태양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황금빛의 마술사 구스타프 클림트. 두 거장은 유난히 '노랑'을 사랑했고, 이를 화폭에 담아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노랑을 마주한 두 사람의 삶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흐는 극심한 정신질환 끝에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클림트는 생전에 엄청난 부와 명성을 누렸다. 같은 색을 사랑한 두 천재의 상반된 운명, 그 비밀의 열쇠는 다름 아닌 그들이 태어난 '계절'에 숨어있을지 모른다.이 가설의 중심에는 '5계절 5체질'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이 있다. 사람이 태어난 계절에 따라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기운 중 하나를 타고나며, 이는 각기 다른 색과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자신에게 맞는 기운과 색은 약이 되지만, 상극(相剋)인 기운과 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흐는 1853년 3월 30일, 봄에 태어났다. 이는 '목(木)'의 기운을 가진 봄체질에 해당한다. 그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프랑스 아를은 고대 로마 유적이 즐비한 역사 도시이자, 오행의 '토(土)' 기운이 유달리 강한 땅이었다. 공교롭게도 토 기운을 상징하는 색은 바로 '노랑'이다. 목(木)의 기운을 가진 고흐에게 토(土)의 기운은 '목극토(木剋土)' 원리에 따라 상극 관계에 놓인다.그는 자신과 맞지 않는 기운의 땅에서 외벽을 온통 노랗게 칠한 '노란 집'에 살며 노란 해바라기를 그리고, 노란색에 병적으로 집착했다. 결국 그는 스스로 귀를 자르는 등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다 권총으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다. 건강이 무너지고 심리가 불안정해지자, 본능적으로 피해야 할 상극의 색에 오히려 강하게 끌렸던 것이다.반면, 클림트는 1862년 7월 14일, 늦여름에 태어났다. 이는 '토(土)' 기운에 해당하는 체질이다. 그에게 노랑과 황금빛은 자신의 타고난 기운과 완벽하게 들어맞는 '약'과 같은 색이었다. 그는 '키스',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등 황금빛으로 가득 찬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펼쳤고, 생전에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자신에게 맞는 색을 무기로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것이다.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평생 흰 옷만 고집했던 디자이너 故 앙드레김은 가을(8월 24일)에 태어났다. 가을은 '금(金)'의 기운이며, 이를 상징하는 색이 바로 '흰색'이다. 그는 자신에게 이로운 색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얻었다. 반면 겨울생(水)이었던 시인 릴케는 자신과 상극인 붉은 장미(火)를 사랑하다 가시에 찔린 상처가 패혈증으로 번져 사망했다.우리가 무심코 좋아하고 끌리는 색이 사실은 우리의 건강과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이유 없이 특정 색에 강하게 집착하게 된다면, 그것은 몸과 마음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나의 체질과 맞는 색은 무엇인지, 지금 내가 끌리는 색은 과연 나에게 이로운 색인지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 공짜 영화표 188만장 재살포! 결제 속도가 할인 여부 결정
극장가에 다시 한번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영화진흥위원회와 손잡고 영화 관람료 6,000원 할인권 약 188만 장을 다시 배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할인권 배포는 오는 9월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행사는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정부는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고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국내 영화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 271억 원을 투입했다. 이 예산을 바탕으로 지난 7월 25일, 총 450만 장의 영화 할인권을 1차로 배포한 바 있다. 당시 할인권은 배포 시작 단 3일 만에 전량이 소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는 영화 관람에 대한 국민들의 잠재적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하지만 문제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할인권을 일단 받아두었지만, 계획된 사용 기한인 9월 2일까지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노쇼(No-show)'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정작 영화를 보고 싶었던 다른 사람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 재배포되는 188만 장은 바로 이렇게 사용되지 않고 잠자고 있던 '잔여 할인권'이다.정부는 1차 배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차 배포에서는 방식을 완전히 변경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결제 시 선착순 사용' 방식의 도입이다. 9월 8일 오전 10시가 되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등 주요 멀티플렉스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별 쿠폰함에 1인 2매의 할인권이 자동 지급된다. 하지만 쿠폰을 받았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실제 할인은 영화표를 예매하고 최종 '결제하는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적용된다. 즉, 각 영화관이 보유한 할인권 수량이 모두 소진되면, 내 쿠폰함에 미사용 할인권이 남아있더라도 자동으로 소멸하여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누구보다 빠르게 예매와 결제를 마쳐야 하는 '속도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이번 할인권은 대형 멀티플렉스뿐만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작은영화관, 실버영화관 등 다양한 영화관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어, 관객들의 영화 선택 폭을 넓히고 상업영화 외 다양한 작품들이 조명받을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문체부 정책 담당자에 따르면, 1차 할인권 배포 기간 동안 일평균 관객 수는 약 43만 5,000명으로, 이전(1월 1일~7월 24일) 일평균 관객 수보다 무려 1.8배나 증가하는 등 뚜렷한 정책 효과를 보였다. 이번 2차 배포가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한번 극장으로 이끌고, 영화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왕이 살던 창덕궁 낙선재, 지금 가면 볼 수 있는 '뜻밖의 광경'
고궁의 고즈넉한 정취가 흐르는 서울 종로구 창덕궁 낙선재에서 시간을 잇는 특별한 예술의 향연, 제3회 K-헤리티지 아트전 ‘낙선재遊(유) 이음의 합’이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지난 2일 개막한 전시장에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살아 숨 쉬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모습으로 가득했다. 전통과 현대가 한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그 향취에 흠뻑 빠져드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지속성’과 ‘연결성’에 주목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세이버스코리아,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 그리고 빙그레가 힘을 합친 민관 협력의 결실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려는 공동의 목표 아래 기획되었다.전시의 백미는 단연 우리 시대 최고의 장인들과 현대 작가들의 '이음'이다. 국가무형유산의 맥을 잇는 전승자부터 자신만의 색깔로 전통을 재해석하는 현대 작가까지, 총 51명의 예술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달항아리, 자수 병풍, 누비옷, 청자 등 140여 점의 작품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멋을 뽐내면서도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감각으로 새롭게 빚어낸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미적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다.오는 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창덕궁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문턱을 크게 낮췄다. 또한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하루 세 차례 전문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관람의 즐거움을 더한다. 고궁의 가을 정취 속에서 우리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한국 뮤지컬 대상 싹쓸이하더니…일본까지 뒤흔든 '마리 퀴리'의 정체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위대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이 뮤지컬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펼쳐진다. 오는 10월 19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단순한 위인전을 넘어, 그의 영광과 고뇌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가족 관객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이 작품이 가족 단위 관객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세대를 아우르는 메시지에 있다. 마리 퀴리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열정은 청소년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흥미와 도전 정신을, 사회적 편견과 고난 속에서도 신념을 지켜나간 그의 모습은 부모 세대에게는 묵직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특히 9월 2일부터 7일까지는 관객들을 위한 ‘100% 당첨 럭키 드로우’ 이벤트가 진행되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해당 회차 유료 티켓 소지자라면 누구나 공연 시작 10분 전까지 MD 부스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당일 출연진의 폴라로이드 사진부터 실험 노트를 모티프로 한 ‘해빗 트래커 메모지’, 작품 로고가 담긴 ‘스탠드 액정 클리너’ 등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뮤지컬 ‘마리 퀴리’는 실제 역사에 극적 상상력을 더해 관객을 몰입시킨다. 여성이자 이민자라는 차별 속에서 신비로운 초록빛을 내뿜는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하고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영광의 순간과, 그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진실을 함께 다룬다. 바로 그 라듐으로 야광 시계를 만들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공장 직공들, ‘라듐 걸스’의 존재다. 자신의 위대한 발견이 초래한 끔찍한 비극과 마주하며 고뇌하고 결단하는 마리 퀴리의 모습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이러한 작품성은 이미 평단의 극찬으로 증명됐다. 2020년 초연 이후 이듬해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프로듀서상, 극본상, 작곡상, 연출상 등 5개 핵심 부문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나아가 마리 퀴리의 고국 폴란드에 역수출되어 특별 콘서트를 열고, 2023년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K-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했다.
- 80년간 숨겨졌던 '대한민국 건국강령 초안' 직접 볼 기회 열렸다!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여름, 잊혀진 역사를 품은 우리 문화유산이 빛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달 10일부터 '광복 80년과 문화유산, 그 빛나는 여정'이라는 큰 주제 아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다채로운 행사 7건을 연이어 개최한다고 밝혔다.그 시작은 우리 역사의 뿌리를 탐사하는 고고학의 장에서 열린다. 오는 1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선사 시대 유적부터 고구려, 낙랑, 백제, 신라, 가야에 이르는 광대한 시간의 유적 조사 현황을 공유하고 그 고고학적 의미를 심도 있게 논하는 학술 행사가 마련된다. 역사의 퍼즐을 맞춰온 지난 80년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기회다.이어 23일에는 한국건축역사학회와 손잡고 광복 이후 한국 건축유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돌아보는 자리가 열린다. 궁궐, 관아, 주거 공간부터 고대 및 근대 건축, 역사문화경관, 건축 기술에 이르기까지 총 7가지 주제를 통해 해방 이후 우리 건축유산이 어떻게 보존되고 되살아났는지 그 역사를 짚어본다.특히 일제의 상흔을 지우고 근현대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필사적인 노력의 결과물들이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16일부터 21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서는 국가등록문화유산인 '광복군가집 제1집'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되살아났는지, 그 섬세하고 지난한 보존 처리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건국강령 초안 실물은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빛을 담은 항일유산' 특별 전시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가 이어진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10일, 일제강점기 시절 관광이라는 명목 아래 경주가 어떻게 변모하고 정비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시민 강좌를 연다. 또한,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24일 '도란도란 궁궐 가회' 강좌를 통해 일제에 의해 무참히 훼철되었던 경복궁 흥복전의 발굴과 복원 과정을 상세히 알려주며 뼈아픈 역사를 되새긴다.이번 행사의 백미 중 하나는 항일 애국지사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광복절인 이달 15일, 덕수궁 돈덕전을 방문하면 망국의 한을 품고 순국한 황현(1855∼1910) 선생의 보물 지정 초상화와 사진 실물을 최초로 직접 보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특별 강연에 참여할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 속에 깃든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 웹툰 '연의 편지' 주인공, 사실은 작가의 '이 사람들'이었다
조현아 작가의 웹툰은 독자들을 만화책이 아닌 한 편의 동화 속으로 초대한다. 평범하지만 내면에 단단한 용기를 품은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현실에 살짝 곁들여진 마법 같은 판타지가 따스한 결말을 향해 독자들을 이끌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연의 편지'는 이러한 작품 세계의 정수를 보여준다. 낯선 학교로 전학 온 주인공 '소리'가 의문의 편지 한 통을 받으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편지의 흔적을 따라가며 겪게 되는 마법 같은 여정과 성장을 아름답게 그려낸다.조현아 작가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판타지가 좋아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판타지야말로 만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마법과 환상은 결코 이야기의 주인이 되지 않는다. 작가는 "마법적인 요소는 양념으로 넣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가장 중요한 결말은 마법의 힘이 아닌, 온전히 주인공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결과"라고 힘주어 말한다. 즉, 환상적인 장치는 인물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일 뿐, 결국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캐릭터 자신의 의지와 용기라는 것이다.이러한 작가의 철학은 작품의 핵심 소재인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의 편지'라는 제목처럼, 편지는 사람들 사이의 '인연'을 이어주고 외로운 이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위축되어 있던 전학생 소리는 편지를 통해 새로운 친구 '동순'을 만나고,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며 점차 밝은 모습을 되찾는다. 작가는 "작품 속 편지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소리의 성장과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며, 편지가 단순한 줄거리 전개의 도구를 넘어, 주인공의 내면을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중요한 장치임을 분명히 했다.주인공 '소리'의 캐릭터는 작가가 살아오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로부터 탄생했다. 왕따당하는 친구를 외면하지 않고 용기를 냈다가 도리어 자신이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아픔을 겪지만, 소리는 편지를 통한 여정 속에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고 상처를 치유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작가는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어른이 된 후에도 내 주변엔 늘 마음이 단단하고 정의로운 여자친구들이 있었다"며, "그 친구들을 동경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는 옳은 일을 하면서도 꿋꿋한 그들을 보며 품었던 '왜 저런 행동을 할까'라는 의문이, 결국 '그들이 옳은 세상에 살고 싶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소리의 성장은 곧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바람이 투영된 결과물인 셈이다.2018년, 총 10화라는 짧은 호흡으로 완결된 '연의 편지'는 오는 10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여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작가는 "애니메이션화는 모든 만화가의 꿈"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움직이는 소리와 동순을 보면서 '이걸 보기 위해 지금까지 만화를 그렸구나' 생각했다"며, 특히 음악과 섬세한 움직임이 더해져 원작의 감성을 극대화한 장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마법보다 더 마법 같은 아이들의 선택과 성장이 스크린 위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모인다.
- 미션만 성공하면 '특별 기념품'까지…단 2주간 열리는 해운대도서관 '코드미션' 정체는?
"도서관은 지루하고 따분한 곳"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부술 신개념 독서 프로그램이 부산에서 열린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명탐정이 되어 비밀 코드를 풀고 숨겨진 책을 찾아 나서는 '책 사냥'이 시작되는 것이다.부산시립해운대도서관은 오는 9월 2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간 중·고등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체험 행사 '북헌터스: 코드미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이 도서관을 딱딱한 학습 공간이 아닌, 흥미진진한 모험과 발견의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대출하는 수동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게임처럼 즐기는 미션을 통해 독서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참여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흥미롭다. 먼저 참가자들은 도서관 2층 종합자료실에 마련된 청소년 서가 곳곳에 숨겨진 QR코드를 찾아야 한다. 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다음 책을 찾기 위한 결정적인 힌트가 나타난다. 마치 방탈출 게임이나 보물찾기처럼, 참가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힌트를 따라 도서관 서가를 누비며 지정된 책들을 하나씩 찾아 나가게 된다.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도서관의 구조를 익히고, 평소에는 미처 몰랐던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하게 된다. 최종 도서까지 모두 찾아내어 미션지를 완성한 후 종합자료실에 제출하면, 미션 성공을 기념하는 특별한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해운대도서관 측은 참가자들이 미션을 수행하며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자유롭게 탐색하는 동안, 방대한 도서관 자료와 공간에 대한 이해도를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노장석 해운대도서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도서관을 즐겁고 능동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여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도서관이 지역 사회의 중요한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북헌터스: 코드미션'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해운대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거나, 종합자료실에 직접 문의하여 안내받을 수 있다.
- 저커버그, 정용진, RM은 왜 바빠도 '미술관'에 갈까?
성공적인 사업가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뛰어난 업무 능력, 인재를 아우르는 리더십, 그리고 하늘이 돕는 운. 이 모든 것을 갖추더라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남들과 다르게 보는 눈', 즉 아무도 보지 못한 미래를 읽고 새로운 판을 짜는 통찰력이다.신간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바로 이 '통찰력'을 기르는 비법이 미술관에 있다고 말한다. 도쿄예술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미술 전문가인 저자 아키모토 유지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부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BTS의 RM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한 최고의 리더들이 왜 바쁜 시간을 쪼개 미술관을 찾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분석한다.그들이 미술관에 가는 것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나 교양 쌓기를 위함이 아니다. 특히 현대미술이 던지는 낯설고 때로는 불쾌하기까지 한 질문들 속에서 혁신적인 사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저자는 "비즈니스의 세계가 숫자와 데이터, 즉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미술 작품은 리더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사유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과 인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함으로써, 평소 잊고 지냈던 자기 성찰의 시간과 직관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것이다.실제로 현대미술의 역사는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마르셀 뒤샹이 남성용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품했을 때, 세상은 '아름다운 회화'만이 미술이라는 고정관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는 바로 이 '충격'이야말로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발상의 전환' 훈련이라고 말한다. 익숙한 사고의 틀을 깨고,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연습이 된다는 의미다. 이는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남아있을 수 있느냐다"라고 한 파블로 피카소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미술 감상은 상식의 틀을 잠시 내려놓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인 셈이다.또한, 저자는 리더를 '광산의 카나리아'에 비유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독가스를 먼저 감지해 광부들의 생명을 구하는 카나리아처럼, 리더는 다가오는 변화의 미세한 조짐을 가장 먼저 읽어내 조직의 생존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바로 이 예민한 '촉각'을 단련하는 최고의 훈련장이다. 작품이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일상 업무에 파묻혀 놓치고 있던 근본적인 생각들을 일깨우고,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준다.결국 이 책은 단순한 미술 해설서가 아니다. 데이터와 성과에 매몰된 리더가 예술을 통해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고, 정답을 찾는 대신 '자기만의 질문'을 던지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고도의 리더십 전략서다. 리더십의 본질은 모든 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는 능력에 있음을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
- 김환기의 달항아리와 조선의 흙그릇,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나누는 비밀스러운 대화
흙에서 태어난 두 개의 그릇이 한국적 미의 정수를 논한다. 깊은 밤처럼 어둠을 빨아들이는 흑자편호(黑磁扁壺)는 묵묵한 대지를, 그 위로 떠오른 김환기의 그림 속 백자대호(白磁大壺)는 둥근 달처럼 은은한 빛을 발한다. 비움과 충만, 빛과 어둠. 이 상반된 아름다움의 조화는 '한국적 미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된다.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그룹전 ‘흙으로부터’는 바로 이 근원적인 물질, '흙'을 통해 우리 미학의 깊이를 탐구하는 자리다. 전시는 조선시대 도자기로부터 시작해, 시대를 초월하여 김환기, 송현숙, 박영하, 이진용, 박광수, 로와정, 지근욱 등 7팀의 작가들이 흙을 매개로 펼쳐낸 다채로운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키아프리즈' 기간에 맞춰 우리 미학의 깊이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신리사 학고재 학예실장은 "한국성에 대한 단일한 답을 내리기보다, 흙을 통해 우리가 지닌 고유한 감성과 상상력을 확장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전통 한옥인 본관은 김환기를 비롯한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조선 도자와 함께 배치해 깊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친 질감으로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표현한 박영하의 '내일의 너' 옆에는 회색 태토 위에 백토를 입힌 분청사기가 놓여 소박하면서도 원시적인 미학적 공명을 이룬다. 술의 정취를 노래하되 절제의 미덕을 새긴 '표형문자입주병' 주변으로는 시대를 관통하는 '기호'들이 펼쳐진다. 김환기의 그림에서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닮은 추상 기호들이 떠오르고, 이진용의 대형 설치작 '컨티뉴엄'은 수천 개의 활자가 모여 거대한 문양을 이루며 작은 입자가 세상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반면, 신관은 198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관념적인 접근이 돋보인다. 선배 세대가 흙을 직접적이고 서정적으로 다뤘다면, 이들은 흙이 품은 '개념'에 주목한다. 박광수는 강렬한 색채의 충돌로 하늘과 땅,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흐려진 세계를 표현하며 흙을 모든 존재가 발 딛는 근원으로 삼는다. 듀오 작가 로와정은 '무(無)'의 철학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향해 유쾌한 질문을 던진다. 거대한 벽에 박힌 작은 나사못 하나가 작품의 전부인데, 이 나사가 완성하는 수식 '3+1x2÷2-4'의 답은 허무하게도 '0'이다. 지근욱에게 흙은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다. 색연필로 무수히 그은 선과 점으로 이루어진 그의 추상화는 중력에서 풀려난 입자가 빛으로 거듭나는 우주적 순간을 포착한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계속된다.
- 믿었던 모든 것이 뒤집힌다 '올해의 작가상 2025'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를 오는 8월 29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2012년 출범한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 후원 프로그램으로, 매년 4인(팀)의 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과 전시, 해외 활동을 지원해왔다.올해 후원 작가는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최빛나·송수연)이다. 이들은 "경계 너머, 비가시적인 세계는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가?"라는 공통 질문 아래, 소리, 믿음, 전통, 기술 등 보이지 않는 층위를 탐구한다.김영은은 소리를 권력과 이데올로기의 비평적 실천으로 해석하며, 신작 '듣는 손님'(2025)과 'Go Back To Your'(2025)를 통해 이주의 기억과 번역의 과정을 재구성한다. 임영주는 한국 사회의 미신과 과학 기술의 교차점에서 '믿음'의 구조를 탐구한다. 12채널 영상·사운드 설치작 '고 故 The Late'(2023-2025)로 상상 속 '빈 무덤'을 구현한다.김지평은 동양화 전통을 해체와 재구성의 언어로 탐구한다. 주변화된 존재를 소환하는 '다성 코러스', 병풍 산수화를 재해석한 '산수화첩', 생태적 위기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코즈믹 터틀'을 선보인다. 언메이크랩은 인공지능 기술이 전제하는 미래상을 비틀어 인간 중심적 인식 체계를 전복한다. 신작 '뉴-빌리지'(2025)는 스마트시티의 단일한 미래상에 균열을 내는 사변적 풍경을 제시한다.최종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국내외 심사위원과의 공개 대화와 2차 심사를 거쳐 내년 1월 발표된다. 수상자는 추가 후원금 1천만 원을 받으며, SBS를 통해 다큐멘터리로도 조명된다.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올해의 작가상'은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작가들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흐름을 가늠해 보는 국내 대표 전시"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현대미술의 지형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기회이자 새로운 담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의 작가상 2025'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색하며 우리 시대의 본질을 성찰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