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뉴스
- 전공의 빈자리, PA 간호사가 채운다… 처방·채혈·봉합 '만능' 되나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진료지원(PA, 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응급 처방'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미봉책을 넘어, 한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핵심은 PA 간호사가 의사의 위임을 받아 약물·검사 처방, 골수·동맥혈 채취, 피부 절개·봉합 등 기존에 전공의가 주로 담당하던 고난도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PA 간호사가 '준(準)의사' 역할을 수행하게 됨을 의미한다.정부는 다음 주 PA 간호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담은 간호법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시행규칙에는 무려 50여 개에 달하는 PA 간호사 수행 가능 업무가 명시될 예정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직무 기술서에 따라 위임된 약물·검사의 처방' 조항이다. 이는 PA 간호사가 의사로부터 특정 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처방 권한을 위임받으면, 의사의 개별적인 지시 없이도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이나 검사를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PA 간호사의 업무는 난이도에 따라 '공통 업무 분야', '심화 업무 분야', '특수 업무 분야'로 나뉜다.공통 업무 분야는 위임된 처방 외에도 수술·시술 동의서 초안 작성, 영양관·배액관 삽입, 상처 드레싱, 직장 수지 검사 등 비교적 기본적인 의료 행위가 포함된다.심화 업무 분야로 피부 봉합·매듭, 절개·배농, 동맥혈 천자, 말초동맥관 삽입 등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의료 행위가 해당된다.특수 업무 분야는 환자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하는 에크모(ECMO) 장비 사용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행위가 논의되고 있다.특히, 전문 간호사는 그동안 간호사에게 금기시되었던 골수 채취, 뇌척수액 채취, 중심정맥관 삽입·제거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각 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조정위원회에 신청하여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추가할 수도 있어, 병원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인력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정부는 PA 간호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임상 경력 3년 이상, 관련 교육을 이수한 '전담 간호사' 또는 기존의 '전문 간호사'만이 PA 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1만 7천여 명의 PA 간호사는 간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의료계 일각에서는 간호사의 처방권 위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자 안전 문제, 의료 체계 혼란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병원 운영을 정상화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PA 간호사가 의사의 감독 하에 진단 및 처방을 포함한 폭넓은 의료 행위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영국 PA 간호사는 의사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국내 간호사 인력은 56만 명에 달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따라 PA 간호사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의료 공백을 메우는 임시방편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엘리베이터 핏빛 참극..다리 절단 후 사망 '충격'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엘리베이터 오작동으로 인한 입주민 사망 사고와 관련,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업체 관계자들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안전 점검 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 피해를 유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지난달 26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업체 사장 A씨(66)와 직원 B씨(31)에게 각각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관리자로서 매월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엘리베이터 문은 스위치 접지 전선이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문이 열린 상태에서도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는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다.지난해 2월, 피해자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던 중 문이 열린 채로 갑자기 상승하는 엘리베이터에 의해 왼쪽 다리가 외벽과 엘리베이터 틈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피해자의 다리는 절단되었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여 같은 해 5월 끝내 사망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 등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상태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승·하강할 우려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하거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업체 관계자들의 안전 불감증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엘리베이터와 같이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안전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সামান্যな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고 유족들과 합의에 이른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이번 판결은 엘리베이터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유지·보수 업체의 철저한 안전 점검과 관리 감독 강화, 그리고 관련 법규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안전 교육 강화 등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한국 남성, 여성보다 30% 더 받는다... OECD 최악 '성별 임금 격차' 실체 폭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5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이 조사 대상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12년간 연속으로 최하위를 차지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일하는 여성에게 가장 가혹한 환경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수는 2013년부터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산정되는 지표로, 여성의 노동 참여율, 성별 임금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유급 육아휴직 등 10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지수가 낮을수록 일하는 여성에게 불리한 환경임을 의미한다.올해 조사에서는 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으며,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28위로 튀르키예(29위)와 일본(27위)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튀르키예는 지난해 28위에서 한 단계 더 하락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OECD 국가 중 가장 컸다. 이는 OECD 평균인 11.4%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 여성들은 같은 일을 해도 남성보다 약 30%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성별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노동 참여율에서도 한국은 남녀 간 격차가 15.9%포인트로 튀르키예(37.3%포인트), 이탈리아(18.1%포인트) 다음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한국의 관리직 여성 비율(16.3%)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17.2%)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뉴질랜드, 프랑스, 영국 등에서 여성이 남성과 거의 동등한 비율로 이사회 직책을 맡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OECD 국가 평균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이 33%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한편,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이 29.2주로 일본(31.1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관대한 육아휴직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남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과 제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남성의 육아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시사한다.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많은 남성 직장인들이 경력 불이익이나 직장 내 분위기를 우려해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육아휴직 제도 개선, 유연근무제 확대, 직장 내 성차별 감독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코노미스트의 조사 결과는 이러한 정책들이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성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여성의 경력 발전을 저해하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여성 인재 육성과 고위직 등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국제노동기구(ILO)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별 격차 해소는 단순한 평등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 "웃음꽃 뒤 텅 빈 교실" 초등학교 입학식, 저출산 그림자 드리우다
전국 초등학교에서 일제히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4일, 갓 입학한 1학년 신입생들의 설렘과 희망찬 표정이 학교를 가득 채웠다. 꽃다발과 선물을 양손에 든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기된 모습이었다.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서 양은 "특히 수학을 좋아해서 더 잘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어놀고 싶다는 김 군은 "술래잡기를 제일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수줍음 많은 이 양은 "친구들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인사를 전하며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하지만 모든 학교가 이처럼 활기찬 것은 아니었다. 저출산의 여파로 신입생을 받지 못해 1학년이 없거나, 아예 문을 닫는 학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여주의 이포초등학교 하호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열지 못했다. 포천의 중리초등학교는 신입생 부족으로 지난 1일 폐교됐다. 경기도 내에서만 학생 수 부족으로 문을 닫은 학교가 올해 들어 6곳에 달한다. 양평, 여주, 평택, 포천, 화성 지역에서는 입학생이 단 1명뿐인 학교도 5곳이나 됐다.문제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전북 지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36.6%나 줄었고, 경북은 33.3%, 경남은 31.7% 감소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32만여 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입학식 현장의 밝은 분위기와 신입생 없는 학교의 씁쓸한 현실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텅 빈 교실의 적막함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새 학기,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은 우리에게 두 가지 상반된 메시지를 던진다. 하나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과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저출산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위기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그리고 학교가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아버지는 틀렸다" 2030 보수화와 정치 불신으로 기존에 도전하다
"86세대 아버지와는 정치 얘기만 나오면 싸워요." 대학생 박준영(24)씨는 2023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진보 성향 부모와의 끊임없는 갈등에 지쳐갔다. 급기야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박씨는 집을 나와야 했다. 이념 갈등이 가족 간의 균열로 이어진 것이다. 박씨의 사례는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니다. 최근 2030세대의 정치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케이스탯리서치가 실시한 정치 인식 조사(2025년 2월 25~26일)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20대와 30대의 이념 성향 지수는 각각 5.04점과 5.24점으로, 40대(4.83점)와 50대(4.72점)를 훌쩍 뛰어넘었다. (10점에 가까울수록 보수 성향) 부모 세대인 86세대의 진보적 성향과는 확연히 다른, 이념적 보수성이 2030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2030세대는 현재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도 강했다. 한국 정치 체제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2030세대는 30% 초반에 불과했다. 40대와 50대에 비해 10%p 이상 낮은 수치다. 또한, 2030세대의 70%가량은 중국을 '적대·경계' 대상으로 인식, 전 연령대 중 가장 강한 반중(反中) 정서를 드러냈다. 이는 70대 이상(50%)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이러한 2030세대의 보수화는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18%였던 20대 보수층은 2025년 1월 28%로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20%에서 33%로 보수층이 늘었다.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86세대' 이후 특정 세대가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86세대가 이념 지향적이고 진보적이었다면, 현 2030세대는 보수화라는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진단했다.2030세대의 보수화와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은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우리 사회는 이들의 외침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엄마의 인생은 없다?... 이수지 '대치맘' 패러디가 드러낸 한국 교육의 민낯
개그우먼 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가 선보인 패러디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실제 대치동에 거주하는 학부모들과 법조계 인사들이 "조롱이 아닌 풍자"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4일 방송된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는 이수지의 '대치맘' 패러디에 대한 실제 대치동 학부모들의 생생한 반응이 소개됐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A 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치동에 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지인들이 앞다투어 이수지의 패러디 영상 링크를 보내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수지의 연기에 대해 "디테일이 살아있다"고 높이 평가하며, 특히 자녀를 '그 친구', '이 친구'라고 지칭하는 방식 등 실제 대치동 엄마들의 특징적인 화법까지 정확하게 포착해낸 점에 감탄했다.A 씨는 또한 최근 대치동 학원가의 변화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로 5~7세 영유아들이 학원가의 주축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그보다 더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 추세라고 한다. 이는 이수지가 패러디한 '대치맘' 캐릭터의 자녀 연령대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처럼 저연령화되는 학원 문화 속에서 아이들의 이동 수단도 변화하고 있는데, 집이 가까운 거리라 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부모의 차량 동행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라이드'(차량 이동)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대치동 학부모 B 씨는 이수지의 패러디에 대해 "조롱보다는 세태를 잘 반영한 것 같아서 즐겁게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수지의 패러디가 단순히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차원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교육열과 그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들을 재치 있게 풍자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법조계에서도 이수지의 패러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김종훈 변호사는 이수지의 '대치맘' 패러디를 "아주 건강한 풍자"라고 평가하며, "개인적으로 조롱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는 코미디와 풍자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성숙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김주표 변호사 역시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이수지의 패러디를 옹호했다. 그는 "코미디를 다큐로 받아치는 마인드로 보면 모든 게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며, 이수지의 패러디가 단순한 웃음거리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과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김 변호사는 "어머니가 본인의 인생을 잃어가면서까지 아이의 영재성을 발견하기 위해 집중해야 하느냐, 아이는 그걸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수지의 패러디가 가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열된 교육열 속에서 부모와 자녀 모두의 행복과 정체성이 희생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이수지의 '대치맘' 패러디는 단순한 코미디 콘텐츠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교육 문화와 부모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제 대치동 학부모들과 법조계 인사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이 패러디가 조롱이 아닌 건강한 풍자로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문화적 현상은 우리 사회가 자기 성찰과 비판적 시각을 통해 더 건강한 교육 환경과 부모-자녀 관계를 모색해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학생들을 '인셀들의 먹잇감'으로 던진 학교… 동덕여대 시위에 쏟아진 혐오의 실체
2025년 2월 9일 서울 안국역 앞에서 열린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 현장에 가수 하림이 등장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제가 이곳에 선다는 소식이 신문기사로 나간 뒤 역시나 욕설이 섞인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만약 저에게조차 이렇다면 여러분이 당하는 설움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검토와 추진,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형사고소에 반발해 세 번째로 개최한 교외 시위였다.하림은 과거 동덕여대에서 강의한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했던 것이 고통과 연대하는 노래, 저항하는 예술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 학생들이 여성음악가로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어떻게 소비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문제들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교묘한 형태로 지속되고 여러분의 선배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 제자들이 떠올라서, 여러분들에게 응원을 보내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시위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2024년 11월 11일 동덕여대생들의 본관 점거로 본격화된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는 언론을 통해 주로 '폭력적 시위'라는 프레임으로 조명되어 왔다. 전 동덕학원 이사장 동상과 학교 바닥에 한 래커칠, 취업박람회장 훼손 등이 언론 보도의 주요 내용이었다. 심지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동덕여대 남녀공학 반대 시위를 "수법과 본질이 동일하다"며 '서울서부지법 폭동'에 빗대기도 했다.이러한 언론 보도와 정치인들의 발언은 동덕여대 시위에 대한 사회적 조롱과 혐오를 부추겼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ㄷ여대'라고 언급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가능하다면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 한 유명 개그맨은 호감을 가진 여성이 '동덕여대를 다닌다'고 하자 "나가리네"라는 내용의 영상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동덕여대 총학생회가 11월 20일 개최한 '남녀공학 전환 찬반' 학생총회에서는 1941명이 참석해 1939명이 '반대'에 투표했다. 이 기사에는 '많은 학생이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같다", "공산당이냐"와 같은 악의적인 댓글이 넘쳐났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대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방식의 거수투표 총회를 열었지만, 그곳에는 '공산당 연상' 같은 댓글이 전혀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여자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이러한 여학생들의 단체행동에 대한 사회의 이중적 태도에 깊이 공감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장태린씨는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만큼 '여대에서 투쟁한 이야기'도 정말 3박 4일 동안 할 수 있다. 여학생의 투쟁에 대해 한국 사회는 훨씬 많은 프레임을 갖고 있고 그걸 벗어나면 혐오와 조롱이 따라온다"고 말했다.장씨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숙명여대에서 총장직선제 쟁취를 위해 40~50일 천막농성도 했고, 망언한 숙명여대 출신 정치인을 규탄하는 투쟁 등도 강도 높게 했지만, 언론이 그다지 자세하게 취재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딱 한 번, 숙명여대가 보도의 중심이 된 때가 있었는데 '트랜스젠더 학생 입학'에 대한 학생들의 환영과 반대 등으로 결국 입학이 좌절된 때였어요"라며, 당시에도 언론은 "여자대학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보도하기보다 '선정적 보도, 경마식 보도'만 일삼았다"고 비판했다.동덕여대 학생들의 투쟁이 '야만적 폭력'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은 다름 아닌 학교 본부였다.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한 지 하루 만인 2024년 11월 12일, 동덕여대는 김명애 총장 명의로 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서 학교 측은 "(학생들은) 본관 점거를 시작하며 직원을 감금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대학 내 모든 강의실 건물을 무단 점거하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온라인에 교직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온라인 테러를 가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동덕여대재학생연합 소속 한 학생은 "학생들이 누구를 '감금'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11월 11일 처장단이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아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몰려가자 교직원이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것을 감금이라 말할 수 있을까"라며 "사실을 왜곡해 자극적인 단어를 포함해 학교가 입장문을 낸 것은 다분히 고의적이었다"고 반박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동덕여대 본부가 신남성연대의 학교 앞 집회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학생들의 시위 활동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다. 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의 한 학생은 "학교에 신남성연대가 시위하지 못하도록 집회 금지 가처분신청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에 신남성연대 지지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며 집회 금지 가처분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반면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 구호와 노래를 부르는 행위, 대자보를 붙이는 행위, 학과 잠바 시위 등에 대해서는 업무방해라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더 나아가 학교는 학생 21명을 지목해 재물손괴, 건조물 침입 혐의로 형사고발까지 했다. 동덕여대재학생연합 소속 재학생은 "실제로 래커칠을 한 학생이 아니라, 학교가 신상을 아는 총학생회 간부, 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 회원들을 마구잡이로 지목해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이 등록금 투쟁을 하면서 설립자 김활란 동상에 래커칠을 했을 때 학교 본부는 재빨리 래커를 지웠지, 학교가 앞장서서 그 이미지를 퍼트리지는 않았다"며 "동덕여대 본부는 래커칠로 드러난 학생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재물손괴와 폭력행위로 침소봉대하고,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등 교육자의 역할을 내동댕이쳤다"고 비판했다.이러한 학교 본부의 태도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불신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2015년 동덕여대는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여성학 전공을 폐지했다. 2015년 동덕여대에 입학한 졸업생 신소현씨는 "2014년 입시 준비를 하면서 여성학 전공, 여성박물관, 여성학연구소 등 여성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소개하는 공보물을 보고 동덕여대에 지원했는데, 정작 2015년에 여성학 전공이 폐지됐다는 통보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논란은 단순한 학교 체제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자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학교 본부는 이를 "(교수들의)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일축하며 진지한 논의를 회피했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학교 본부가 학생들을 지갑으로 여기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하는데 어떤 학생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반면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여자대학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화여대 대학원생 조민형씨는 "가부장적 시선이 없는 해방 공간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확인하는 공간이 된다"며 "여성으로서의 소수자성이 다른 소수자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확장하는 실험실로서의 공간이 된다"고 여자대학의 의미를 설명했다.이화여대 재학생 류지원씨는 미국의 흑인 대학과 여자대학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여자대학이 많은 위험요소가 통제된 상태에서 더 풍부하게 행동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그 상상력이 사회로 확장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동덕여대 졸업생 소양은 "여대에 이미 존재하는 트랜스젠더퀴어들이 학내 자치 활동을 통해 여대 공간의 의미를 다시 쓰고 있다. '여대' 공간에 대한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계속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여자대학'은 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여대의 필요성을 페미니즘을 빼고서는 말할 수 없다. 여성끼리 다녀서 안전한 공간을 넘어서서 페미니즘 관점에서 공부하고 이해하고, 그를 토대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동덕여대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왜 여자대학이 필요하고, 그 여자대학은 어떤 여자대학이어야 하는지를 논의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덕여대 투쟁은 단순히 한 학교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와 공간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여학생들의 정당한 요구와 투쟁이 '폭력'과 '테러'로 왜곡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젠더 감수성과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 '흑백요리사' 안성재, 42만원 오마카세로 돌아오다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냉철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안성재 셰프. 그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이 긴 휴식을 끝내고 다시 미식가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지난해 초, '모수 서울'은 돌연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2023년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획득하며 정점에 오른 순간이었기에 그 배경에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 쏠렸다. CJ제일제당과의 파트너십 종료,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짧은 설명만이 남았다.그리고 1년여 만에, 안성재 셰프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을 통해 '모수 서울'의 귀환을 알렸다. 4일 현재, 예약은 비활성화 상태지만 22일부터 예약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가격이다. '모수 서울'은 점심 영업 없이 저녁 단일 코스(Dinner Tasting Course) 오마카세만을 제공하며, 가격은 1인 42만원으로 책정됐다. 테이블당 20만원의 주류 반입비(콜키지)가 별도로 부과되며, 와인은 최대 1병까지만 허용된다.안성재 셰프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채용 공고를 올리며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저희와 함께할 모든 포지션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재오픈을 넘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철학으로 '모수 서울'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그의 새로운 도전은 유튜브 채널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을 통해 '모수 서울'의 공사 현장을 공개하며 "조용하고 외진 곳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많이 안 걸어 다니는 곳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유능한 건축사무소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할 새로운 '모수 서울'의 모습에 기대감이 증폭된다.올해 2년 만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밍글스'와 비교하면, '모수 서울'의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밍글스'의 점심 코스는 28만원, 저녁 코스는 35만원이다. 하지만 '모수 서울'은 작년까지 2년 연속 3스타를 유지했던 저력과 안성재 셰프의 새로운 비전을 고려할 때,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올해는 운영 중단으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미슐랭 가이드에서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창의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파인다이닝은 높은 유지비로 인해 요식업계에서는 '적자 사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고급 레스토랑 방문 경험과 '미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사를 통해 자신을 존중하고, 음식 취향을 드러내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 이수지 '대치맘' 한방에 중고시장 폭증 965%? '팩트 체크'해보니…
개그우먼 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코미디 콘텐츠를 넘어 실제 중고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지난 2월 4일, 이수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치맘'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사교육 열풍 속에서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학부모의 모습을 풍자한 이 콘텐츠는 출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영상 속 이수지는 몽클레어 패딩을 착용하고 사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시청자들은 "학부모들을 희화화하고 특정 계층을 조롱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논란이 커지자 많은 이들이 이수지 측의 해명이나 입장 표명을 기대했으나, 별다른 공식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이수지의 유튜브 제작진은 지난 2월 25일, '대치맘' 캐릭터의 2탄 격인 <엄마라는 이름으로' Jamie맘 이소담 씨의 아찔한 라이딩>이라는 새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영상에서 이수지는 몽클레어 패딩 대신 더 고가의 밍크 베스트와 명품 브랜드 고야드의 앙주백을 착용하고 등장해 더욱 과시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전 영상에서 몽클레어 패딩이 희화화된 후 중고 거래 플랫폼에 해당 제품이 쏟아졌던 것처럼, 이번에는 고야드 백이 대거 매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월 10일부터 16일까지 '몽클레르(몽클레어)' 키워드로 새롭게 등록된 여성 아우터 상품 수가 전주(2월 3일~9일) 대비 무려 586%나 증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거래량 역시 전주 대비 965%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가 등장한 시점과 맞물려 있어, 해당 콘텐츠가 실제 소비자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흥미로운 점은 2024년 기준으로 30~50세대 여성들이 몽클레어 제품을 가장 많이 거래하는 지역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대치맘' 캐릭터가 풍자하고자 했던 지역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로, 해당 콘텐츠가 특정 지역과 계층을 타겟팅했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번개장터 측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수지 유튜브 영상의 영향만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계절이 바뀌는 현시점이 옷장 정리와 시즌오프 기간이라 원래 중고 물량이 많이 나오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수치나 다른 명품 브랜드와의 비교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아, 이 설명만으로는 586%라는 급격한 증가세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를 둘러싼 논란은 코미디의 경계와 사회적 풍자의 적절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수지가 연기한 캐릭터는 과장된 설정일 뿐이며, 코미디의 본질은 현실의 과장에 있다"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특정 계층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교육열이 과도한 한국 사회 전반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대다수의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대치맘' 캐릭터가 '선을 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1990년대 중후반 여성을 '된장녀'나 '김치녀'로 매도하며 젠더 갈등을 유발했던 유해한 유행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체가 불분명한 잣대로 특정 집단을 조롱하고 낙인찍는 행위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 논란은 단순한 연예계 이슈를 넘어, 코미디의 사회적 책임과 영향력, 그리고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의 재생산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향후 이수지와 제작진이 이러한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이 논란이 한국 사회에 어떤 담론을 형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세계 최고 병원 순위 공개… 서울아산병원, 국내 1위 고수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병원' 순위에서 대한민국의 16개 병원이 세계 250대 병원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이 중 서울아산병원이 25위를 차지하며 국내 병원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뉴스위크는 글로벌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와 협력하여 전 세계 30개국의 의료 전문가들의 평가와 환자 만족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세계 최고의 병원 250곳을 선정했다. 이 결과는 지난 27일 뉴스위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올해 평가에서 세계 최고 병원의 영예는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게 돌아갔다. 2위부터 5위까지는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캐나다의 토론토 종합병원(Toronto General Hospital), 미국의 존스홉킨스 병원(Johns Hopkins Hospital), 그리고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대학병원(Karolinska University Hospital)이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종합병원(Singapore General Hospital)이 9위에 오르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대한민국의 병원들 중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25위를 차지하며 국내 병원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록 지난해 평가에서 기록한 22위보다 3계단 하락했지만, 서울아산병원은 2019년부터 7년 연속으로 국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해 하반기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5 임상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순위에서도 서울아산병원이 내분비 분야 3위, 소화기 분야 4위, 암 및 비뇨기 분야에서 5위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것이다.서울아산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이 30위, 서울대병원이 42위, 세브란스병원이 46위를 차지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68위)과 강남세브란스병원(87위)도 100위권 내에 진입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100대 병원에 총 6개의 의료기관을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100위권 밖에서도 여러 국내 병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아주대병원(103위), 서울성모병원(108위), 인하대병원(139위), 경희대병원(171위), 강북삼성병원(174위), 건국대병원(176위), 고려대 안암병원(181위), 여의도성모병원(197위), 중앙대병원(207위), 이대서울병원(223위)이 250위 안에 포함되었다.그러나 이번 평가에서 드러난 주목할 만한 특징은 250위 내에 선정된 국내 병원 16곳의 지역적 분포다. 서울에 위치한 병원이 13곳, 경기도에 위치한 병원이 2곳, 인천에 위치한 병원이 1곳으로, 모든 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병원은 단 한 곳도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은 국내 의료 인프라의 지역 간 불균형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뉴스위크의 세계 병원 평가는 네 가지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30개국의 의사, 보건 전문가, 병원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가 전체 평가의 40%를 차지하며, 의료 성과 지표가 37.5%, 환자 만족도 조사가 17.5%, 그리고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 시행 여부가 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평가 방식은 단순한 의료 기술력뿐만 아니라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 품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번 평가 결과는 한국 의료계의 세계적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으나, 동시에 의료 서비스의 지역 간 격차라는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앞으로 국내 의료계가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