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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관세협상서 韓 홀대..일본은 깎아주고 한국엔 ‘노쇼’ 통보
한미 양국이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벌인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고위급 ‘2+2 통상협의’는 무산됐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만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실무 협상을 벌였으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이번 협상은 다음 달 1일 발효 예정인 상호관세 조치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한국 정부는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협력을 근거로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서 양측은 "호혜적인 타결 방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종료됐다.애초 한미 양국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하는 ‘2+2 협의’를 계획했다. 하지만 베선트 장관은 출국 직전 협상을 일방적으로 취소했고, 구 부총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1시간 반을 앞두고 급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국 측은 취소 사유로 ‘일정 충돌’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미국은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며 한국에도 유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를 통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10%포인트 인하했고, 특히 자동차 관세는 절반 수준인 12.5%까지 낮췄다. 이를 통해 일본은 미국에 총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함께 반도체, 에너지, 의약품, 핵심광물 분야 시장을 적극 개방했다. 또한,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와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도 포함됐다. 이 같은 일본의 양보성 제안은 사실상 미국에 유리한 구조였으며, 현재 미국은 이 기준선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에 4,000억 달러 수준의 투자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사실상 일본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의 조건을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한편 러트닉 장관은 김정관 장관과의 회담 직전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의 합의문을 읽으며 욕설을 내뱉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견제하는 관계”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다. 이는 미국이 한일 간 경쟁 구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다.관세 유예 종료일이 임박하면서 향후 협상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 한미 양측은 조속한 추가 협의를 약속했지만, 물리적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타결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협상이 이미 마무리된 상황에서 한국만 미합의 상태로 남기기는 미국에도 부담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일본과 이미 합의한 상황에서 한국과만 타결하지 못한 채 관세를 발효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양국이 막판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정부는 오는 일주일간 남은 협상 창구를 최대한 활용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타결점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관세 충돌로 인한 산업계 피해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양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상호 윈윈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남은 시간이 관건이다.
- 美, '日 카드' 꺼내 韓 압박! 25% 관세 폭탄 예고에 무역 전운 고조
한국과 미국의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담이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의 일정 문제로 일방적으로 연기된 가운데, 미국 정부의 대(對)한국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한국 측과 무역 협상을 가질 예정임을 밝히며, 특히 일본과의 최근 무역 합의를 언급하며 한국의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러트닉 장관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측 인사들이 오늘 무역과 관련해 내 사무실을 방문한다"고 밝히며,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돌발적으로 "한국 측이 일본과의 합의문을 읽고 욕설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경제적으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으며, 미국의 무역 정책이 양국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서 "한국은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일본과의 무역 합의가 한국의 협상 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 결과를 지렛대 삼아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앞서 미국은 일본과의 협상에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시장 개방을 약속받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양국이 상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고, 이를 자동차 품목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자동차, 철강 등 주요 품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미일 무역 합의는 한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인하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현재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1일까지 한국과의 별도 무역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이미 한국산 자동차, 부품, 철강 제품에 부과되고 있는 기존 관세에 더해 추가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조치여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트닉 장관의 이번 발언은 한국이 처한 이러한 불리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여 협상력을 높이고,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미국은 동맹국들에게도 예외 없이 자국에 유리한 무역 협상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미국의 압박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핵심 수출 동력인 만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일본과의 경쟁 심화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국익을 최대한 지키면서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향후 한미 무역 협상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며, 한국 정부의 신중하고도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엔비디아만 믿고 Go" SK하이닉스, HBM 덕에 9조 시대 열어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회사는 24일 공시를 통해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2320억 원, 영업이익 9조2129억 원, 순이익 6조996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41%, 순이익률은 31%에 달하며,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성적이다.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증권가 컨센서스였던 매출 20조7186억 원, 영업이익 9조648억 원을 모두 초과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인공지능(AI) 시장 확장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 그리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본격적인 출하 확대를 꼽았다.특히 AI에 특화된 HBM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빛을 발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를 적극 구매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출하량을 기록했다. 회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어우러져 최고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7조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 원 늘었으며, 순차입금은 4조1000억 원 감소했다. 차입금 비율은 25%, 순차입금 비율은 6% 수준을 기록했다.SK하이닉스는 HBM 제품 출하를 올해 전년 대비 약 2배로 늘려 안정적인 실적 기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도 고객사의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며, 관련 테스트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할 예정이며, 현재 16Gb로 공급 중인 AI GPU용 GDDR7 제품은 24Gb로 확장해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낸드플래시 부문도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QLC 기반 고용량 기업용 SSD와 321단 낸드 기반 신제품 개발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AI 중심 메모리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요 가시성이 높은 HBM 제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했다. 올해 투자는 대부분 HBM 생산용 장비 확보에 집중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규모는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협의해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M15X 공장은 예정대로 올해 4분기 가동을 시작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D램 생산에 들어간다. 용인 공장은 2027년 2분기 준공 예정이다.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도 유지된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계속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HBM 생산이 확대되면서 구형 D램의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 공장은 레거시 D램 생산지로서 역할을 강화하게 된다.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레거시 D램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맞춰 개발한 ‘H20’에 들어가는 8단 HBM을 납품 중이며, 하반기에는 중국향 AI 가속기 신제품 ‘RTX Pro(B40)’용 GDDR7 24Gb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AI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겨냥한 포석이다.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파트너십 기반의 공급 전략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최적의 제품 믹스와 공급 시점, 가격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단순한 회복세를 넘어, AI 시대 메모리 중심 기업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AI 수요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 폭염이 빼앗아간 생크림... 카페 메뉴판 가격 줄줄이 인상 예고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외식업계에 '생크림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생크림 품절과 가격 급등으로 카페와 디저트 가게들이 메뉴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서울 노원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백모(42)씨는 생크림 수급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음료와 디저트의 핵심 재료인 생크림을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말도 못하게 비싸졌다"며 "대체재인 동물성 휘핑크림마저 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토로했다. 백씨는 "여름 내내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지난 21~22일 서울시내 주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플랫폼의 생크림 판매 현황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유통채널에서 '품절'과 '입고 지연'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자사몰과 쿠팡, 컬리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생크림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오픈마켓에서는 500ml 기준 생크림 가격이 1만7000~1만8000원까지 치솟아, 평소 가격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이러한 생크림 품절사태의 핵심 원인은 '기후위기', 그중에서도 폭염에 있다. 국내 젖소 대부분을 차지하는 홀스타인 품종은 고온에 매우 민감해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면 원유 생산량이 급감하게 된다. 이달 초부터 본격화된 기록적인 폭염은 젖소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려 생크림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유제품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했지만, 생크림 공급은 수요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없는 업주들끼리 생크림 수급이 가능한 납품처를 공유하거나 대체재 활용 노하우를 나누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유럽의 폭염과 공급망 불안으로 버터와 크림 가격 상황이 당분간 나아지기 어렵다"며 "올해 유럽과 뉴질랜드의 버터 재고는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글로벌 기후위기는 한국의 식품 및 외식 물가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밀가루, 설탕 등 주요 식품 원재료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밀가루의 국내산 사용 비중은 0.2%에 불과하고, 백설탕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기후변화와 공급망 문제가 직접적으로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이러한 식품 수급 불안정과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Z세대 지갑 여는 마법의 단어는 '한정판'...편의점 업계의 '팬덤 장악' 전략
편의점 업계가 셀럽과의 협업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리즈화하며 팬덤 기반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증된 컬래버레이션을 재출시하거나 품목을 다양화함으로써 충성도 높은 Z세대 소비층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이다.CU는 최근 지드래곤(GD)과 협업한 '피스마이너스원과 하이볼' 시리즈의 세 번째 제품 '데이지 하이볼'을 출시했다. 이 시리즈는 첫 제품인 '블랙 하이볼'이 출시와 동시에 한정 수량 8888캔이 CU 앱 포켓CU에서 단 1초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두 번째 '레드 하이볼'도 팝업스토어에서 매일 한정 수량이 소진되며 인기를 이어갔고, 세 번째 '데이지 하이볼'은 사전예약 개시 3시간 만에 6만캔이 판매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이 시리즈는 CU 상품 중 역대 최단 기간 완판, 주류 최고 일매출 갱신 등 여러 신기록을 세우며 팬덤 마케팅의 위력을 입증했다.GS25는 지난해에 이어 넥슨게임즈의 모바일 RPG '블루 아카이브'와 두 번째 협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3개월 한정으로 출시됐던 '블루 아카이브 빵'은 300만개가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동봉된 띠부띠부 씰을 모으기 위한 품절 대란까지 일으켰다. 올해 재출시된 '블루 아카이브 빵' 7종은 출시 6일 만에 누적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3배 빠른 판매 속도를 보였다.GS25는 빵뿐만 아니라 도시락·스낵 등으로 컬래버 품목을 확대하고, 전국 6개 특별 매장에서 한정 굿즈를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작년 컬래버 기간 동안 게임 팬들이 모여 씰을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된 점에 착안해, 특별 매장을 '팬 모임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GS리테일 관계자는 "게임·아티스트 등 인기 IP와의 컬래버레이션에 수집형 콘텐츠 요소를 결합했을 때 고객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브랜드, 팬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협업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CU도 셀럽 마케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개인 유튜브를 통해 팬덤을 확장하고 있는 배우 안소희가 직접 기획에 참여한 뉴질랜드산 와인 '쉬머'를 30일 단독 출시할 예정이다. 이전에도 샤이니 키, 인디밴드 이들스, 걸밴드 QWER 등과 주류 콜라보를 진행하며 셀럽 마케팅을 강화해왔다.K팝 아이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CU는 TXT의 정규 4집 '별의 장: TOGETHER' 콘셉트를 반영한 '별모아 스낵' 4종을 출시하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앨범 구매 시 한정판 포토카드 증정 및 영상통화 팬사인회 응모 기회를 제공하는 등 팬덤을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셀럽은 대중적인 인기를 유도하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단순히 모델로 기용하는 대신 직접 기획단계에 참여시킴으로써 '팬덤 파워'는 물론 셀링포인트 발견 등 실질적인 제품력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편의점 업계의 이러한 셀럽 협업 마케팅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시리즈화, 품목 다양화 등을 통해 지속적인 팬덤 확보와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수집형 상품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앞으로도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 시간 걸리던 세탁기 청소, 이젠 1시간 반이면 끝? 삼성 초음파의 마법
세탁기 하단의 배수구를 열자 시커먼 오수와 함께 찌든 먼지가 쏟아져 나왔다. 전자 내시경으로 들여다본 세탁기 내부는 오물과 곰팡이로 뒤덮여 충격을 안겼다. 구매 5년 차 드럼 세탁기의 적나라한 민낯이었다. 자체적인 내부 청소가 사실상 불가능한 세탁기 구조는 이러한 위생 문제를 고질적으로 유발해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가 업계 최초로 '세탁기 초음파 세척 서비스'를 전격 시행하며 주목받고 있다.지난 17일, 세탁기 세척을 위해 방문한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의 트렁크는 초음파 진동기와 내시경 등 전문 장비들로 가득했다. '세탁기 초음파 세척'은 이름 그대로 초음파 진동 장비를 세탁기에 연결하여 내부를 청소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세탁기 내부에 물을 가득 채운 뒤 강력한 초음파 진동을 발생시켜 세탁조 곳곳에 들러붙은 묵은 오물을 내부에서부터 효과적으로 떨어뜨린다. 이때 함께 투입된 세척제에 초음파가 닿으면 미세한 거품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캐비테이션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냄새 제거와 살균까지 동시에 가능하게 하여 세척 효과를 극대화한다.서비스는 '진단', '청소', '조립'의 3단계로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엔지니어는 10여 가지 항목을 꼼꼼히 체크하며 해당 세탁기가 초음파 세척에 적합한지 진단한다. 오염도가 심각하거나 일부 구형 모델의 경우 분해 청소가 권장될 수 있다. 초음파 세척 대상으로 판별되면 세탁기에 물을 채우고 세정제를 투입한 뒤 약 20분간 초음파 진동을 가한다. 이와 동시에 세제함 등 분해가 가능한 부속품들은 엔지니어가 직접 분리하여 고압수로 깨끗하게 세척한다. 엔지니어는 초음파 세척의 가장 큰 장점으로 꿉꿉한 곰팡이 냄새 제거와 현저히 떨어진 세척력 개선 효과를 꼽았다.이 '초음파 세척 서비스'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독자적인 상품이다. 2022년 서비스 기술 경진대회에서 자사 엔지니어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서비스는 기존 세탁기 청소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과거에는 세탁기를 청소하려면 모든 부품을 일일이 분해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분해된 부품들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거나 가정집 주변이 오염되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청소에만 4시간 이상이 소요되어 고객과 엔지니어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하지만 초음파 세척은 총 소요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으로 대폭 단축되었다. 늘어놓아야 할 부품도 상대적으로 적어 공간 제약이 크게 줄어든 것도 장점이다. 세척이 진행되는 동안 치과 스케일링 기구 작동과 유사한 소음이 발생하지만, 이는 전체 세척 시간 중 20분 정도로 길지 않아 불편함이 적다.삼성전자서비스는 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삼성 AI 구독클럽'과 연계하여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방문케어 상품 가입 고객에게 구독 기간 중 1회 제공되었으나, 이제는 구독 기간 중 연 1회 제공으로 서비스 혜택이 더욱 강화되어 더 많은 소비자들이 깨끗하고 위생적인 세탁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 내 지갑에 단비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당신의 출생연도는?
전 국민이 온갖 은행과 카드사로부터 연일 받아온 문자 메시지의 정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바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안내 메시지다. 지난주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문자 폭탄을 경험하며 "전 국민이 받는 스팸 메시지 아니냐"는 농담 섞인 푸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단순한 스팸이 아닌, 정부가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소비 진작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1일부터 8주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을 통해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소비를 유도하여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신청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신청 첫 주인 이번 주에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별 5부제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출생 연도 끝자리가 1 또는 6으로 끝나는 국민은 오늘(21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91년생인 기자의 경우 오늘 신청 기회를 놓치면 다음 주 월요일인 26일 이후에나 다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신청 집중으로 인한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고, 모든 국민에게 공정한 신청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쿠폰 수령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평소 사용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 별도의 선불카드를 발급받는 방식, 또는 거주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신청 다음 날 바로 쿠폰이 지급되어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지급 금액은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1차로 15만 원이 지급된다. 이어서 오는 9월 말에는 소득 하위 90%에 해당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로 10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1차와 2차 지급분을 합산하면 최대 25만 원의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지급된 쿠폰은 1차와 2차 지급 시기와 관계없이 오는 11월까지 모두 사용해야 한다. 사용 기한이 지나면 잔액은 자동 소멸되므로, 기한 내에 소비를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민들의 실질적인 소비를 이끌어내어 내수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쿠폰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이라면 잊지 말고 신청하여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개인의 소비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청 기간이 8주간 진행되므로 여유를 가지고 본인의 신청 요일에 맞춰 신청하는 것이 좋다.
- 몸모신 포기! 영계값 12.5% 폭등, 찹쌀 60% '미친 상승'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한국인에게 초복은 단순한 절기를 넘어 몸보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중요한 날이다. 이 시기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바로 삼계탕이지만, 올해는 이 전통적인 보양식마저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며 서민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오는 20일 초복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삼계탕 재료를 직접 구매해 조리하는 비용이 5년 전보다 무려 35%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 '집밥'의 경제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7일 국내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발표한 자료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계, 수삼, 찹쌀, 마늘, 밤, 대파, 육수용 약재 등 삼계탕 조리에 필수적인 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분 기준 총 재료비는 3만 6,26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2만 6,870원)과 비교하면 34.9%, 그리고 지난해(3만 2,260원)와 비교해도 12.4%나 치솟은 수치다. 1인분으로 환산하면 약 9,065원이 드는 셈이니, 이제 집에서 삼계탕 한 그릇을 끓이는 데 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드는 것이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주요 재료들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다. 삼계탕의 핵심인 영계(500~600g대) 4마리(2㎏)는 지난해 1만 6,000원에서 올해 1만 8,000원으로 12.5% 올랐다. 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닭들의 집단 폐사가 발생한 데다, 복날을 앞두고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찹쌀 4컵(800g)은 2,700원에서 4,300원으로 무려 59.3%나 폭등하며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농촌 고령화와 경작지 감소로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가격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외에도 마늘 20알(50g)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20.0%, 대파(300g)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0% 각각 비싸졌다. 마늘과 대파는 최근 불안정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생육 부진을 겪으면서 수확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수삼, 밤, 육수용 약재의 가격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이처럼 집에서 삼계탕을 끓이는 비용이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외식 비용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제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외식 가격은 1만 7,000원으로,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비용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기획조사팀장은 "올해 삼계탕의 주재료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올라 가계 부담이 다소 커졌으나, 대형마트의 할인 정책 등을 이용한다면 외식 비용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직접 조리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대형마트들은 초복 특수를 맞아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가격 전쟁'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오는 20일까지 '국내산 무항생제 두 마리 영계'를 행사 카드 구매 시 3,58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역시 '무항생제 영계 두 마리 생닭'을 3,663원에 내놓았다. 특히 이마트는 당초 3,980원에 공지했던 가격을 경쟁이 붙자 400원 더 내리는 등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이틀간 국산 '하림 냉동 영계'(370g) 한정 물량을 행사 카드 결제 시 1인당 한 마리만 1,590원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치솟는 물가 속에서 전통적인 보양식 삼계탕마저 '금계탕'이 되어가는 현실은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비록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가 일시적인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근본적인 물가 안정 없이는 가계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여름, 건강을 챙기려는 한국인들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경제적 고민을 동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호갱 탈출? 단통법 폐지, 휴대폰 시장 '춘추전국시대' 예고
2014년 10월 시행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11년 만인 22일 전면 폐지된다. 단통법은 단말기 지원금의 투명한 지급을 목표로 했으나, 보조금 제한으로 소비자의 단말기 구매 기회를 축소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 폐지에 따른 변경 사항을 설명했다.가장 큰 변화는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공시 의무 폐지다. 이제 통신사들은 지원금을 '공통 지원금'이라는 명칭으로 지급하되, 자율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하게 된다. 또한, 종전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제한됐던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상한도 사라져, 공개적으로 제한 없는 지원금 지급이 가능해진다. 이론적으로는 단말기 출고가를 넘는 지원금도 지급할 수 있게 된다.소비자 혜택도 늘어난다. 공통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경우 현행처럼 25%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는 요금 할인을 택한 경우에도 유통점의 추가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정부는 단통법 폐지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같은 날 개정 시행되는 전기통신사업법을 통해 규제한다.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은 지원금 지급 주체, 방식, 요금제·부가서비스 조건, 다른 서비스 결합 조건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이용자의 거주지역, 나이, 신체적 조건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나 특정 서비스 이용 강요 행위는 여전히 금지된다.다만,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을 위한 구체적 내용을 담은 시행령은 현재 방통위의 정족수 부족으로 의결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행정지도나 자율 규제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연말까지 불공정행위 방지 및 공정한 경쟁 촉진을 위한 종합시책을 수립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이번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와 유통점의 경쟁이 활성화되고 가계 통신비 부담이 완화되는 등 이용자 혜택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하며 불법·편법 영업 행위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방침이다.
- “거래 뚝, 가격 폭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 무슨 일이?
6·27 부동산 안정화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거래 양상이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하면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고, 실수요자가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며 시장의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특히 10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반토막이 났고, 10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는 증가세를 보이며 정책이 시장에 빠르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17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내 2,377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6·27 대책 전후의 거래 흐름을 분석한 결과, 10억 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대책 이전 23.9%에서 이후 12.1%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직접적으로 고가 아파트 시장을 위축시킨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면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36.1%에서 37.5%로 증가했고, 5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40.1%에서 무려 50.4%로 뛰어올랐다. 대출 한도를 초과하지 않으면서 매수가 가능한 중저가 아파트에 실수요가 집중된 결과다.하지만 거래 비중과 달리 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고가 아파트에서 더 두드러졌다. 집토스가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 기준으로 실거래가를 비교한 결과, 수도권의 10억 원 초과 아파트는 평균 매매가가 2.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5억 원 이하와 5억\~10억 원 이하 아파트의 상승률이 각각 0.9%에 머문 것과 비교해 훨씬 높은 수치다. 대출 규제의 영향권 밖에 있는 자산가들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집중되면서 고가 아파트는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지역별로도 양상이 엇갈렸다. 서울의 10억 원 초과 아파트는 평균 3.6%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경기도는 0.5% 상승에 그쳤고, 인천은 오히려 6.1%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서울로 쏠리는 현상이 명확하게 나타난 셈이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재건축 기대감이 큰 노후 단지, 즉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의 상승률은 평균 7.3%에 달하며 시장에서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단지에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을 보여줬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이에 대해 “6·27 대책 이후 시장은 ‘살 사람만 사는’ 구조로 변했다”며 “대출 규제로 다수의 매수자는 자금 조달에 제약을 받았지만,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부 투자자들은 서울 내 재건축 유망 지역과 같은 ‘확실한 투자처’에 자금을 집중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책 의도는 투기 수요 억제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부 시장에서 자산가들의 쏠림 현상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덧붙였다.실제로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투자 목적의 매수보다는 ‘확신이 있는 투자처’로의 집중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 목동 등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자산가들이 움직이면서,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더 오른 것이다. 반면 경기와 인천 지역, 특히 고가 아파트의 수요는 줄고 가격도 하락해 지역 간 격차까지 벌어지고 있다.이번 부동산 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중저가 아파트 거래 활성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낳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의 가격 격차 확대, 지역 간 수요 쏠림 현상,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위축 등 새로운 구조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거래 비중과 실수요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정책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자산가의 행태는 오히려 정부 규제를 비켜가며 ‘더 안전하고 확실한 자산’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부동산 정책의 조정 방향과 금융 규제의 정밀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한다.